서울 강남은 한미석유, 강북은 대성산업 선정

파격적 할인가 제시, 석유업계는 출혈 경쟁 우려

[석유가스신문/이지폴뉴스]버스 준 공영제를 도입한 일부 지자체에서 버스 업계의 유류 구매를 경쟁 입찰 형태로 추진하면서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을 통해 사용 연료 공동 구매 입찰을 실시했고 그 결과 GS칼텍스 계열 2개 석유대리점이 공급사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강남권과 강북권으로 나눠 2곳의 경유 공급 회사를 선정하는 입찰을 진행했는데 GS칼텍스 계열 석유대리점인 한미석유와 대성산업이 최종 공급사로 낙찰됐다.

이에 따라 한미석유는 올해 10월 이후 2년에 걸쳐 강남권 소재 버스 회사에 1억122만리터(50만6100드럼) 규모의 국내 생산 초저유황 경유를 공급하게 된다.

또 대성산업은 강북권에 위치한 버스회사에 9596만리터(47만9800드럼)의 경유를 공급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입찰 조건은 석유공사가 모니터링하는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최고의 할인 가격을 제시한 회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이들 대리점은 석유공사가 매주 모니터링하는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입찰 당시 제시한 할인폭의 적용한 가격으로 각 버스 회사의 차고지 탱크 터미널에 경유를 공급하게 된다.

버스 유류 공동구매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실시한 대전도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2006년 7월 전국 최초로 버스 유류 공동 구매 사업을 추진했고 그 결과 올해로 두 번째 경쟁 입찰을 실시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 관내 버스 회사들의 한 달 평균 경유 소비물량은 약 110만리터(5500드럼) 규모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경쟁 입찰에 부친 결과 석유대리점인 승진상사가 전국 주유소 평균 경유 판매가격 대비 92.25% 수준에서 공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 주유소 평균 판매 가격 대비 할인폭 상당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버스 유류 공동 구매를 추진하는 배경은 준공영제가 도입되면서 버스사업자들의 운송 비용 절감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민 교통 수단인 버스 사업자들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 도입한 준 공영제는 각 버스 사업자의 운송 수입과 운송 비용을 비교해 부족분을 재정 지원하는 제도다.

버스의 유류 구입비용이 줄어 들게 되면 사업자의 운송 비용 역시 줄어 들게 되고 그만큼 지자체가 버스회사에 지원하는 금액도 감소하게 되는 셈이다.

서울시 버스행정과 관계자는 “기름값이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서 이번 경쟁입찰로 절감되는 유류비용을 정확하게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이전에는 정유사가 발표하는 공장도가격을 기준으로 96%의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으로 각 버스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공급회사를 선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 경쟁 입찰을 통해 이전 보다 현저하게 유리한 조건으로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사를 선정하게 되면서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입찰을 통해 석유 공급사까지 지정되면서 버스 사업자들이 유사석유를 사용할 개연성도 없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혔다.

한편 서울과 대전을 중심으로 시행중인 버스 연료 공동 구매 사업이 성공적으로 평가받으면서 버스 준 공영제를 도입하려는 타 지자체에도 유사한 시도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석유 공급자들 간의 지나친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이번 서울시 버스 유류 공동 입찰에서도 낙찰 업체들이 제시한 가격대는 일반적인 기름 거래 관행과 비교해 파격적인 할인 폭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석유업계 관계자는 “버스 회사 같은 직매 거래처의 경우 보너스 카드를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비용이나 서비스 지원 비용, 브랜드 관리 비용 등이 포함되지 않아 주유소 등을 통해 공급되는 석유가격과 비교해 낮은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 폭이 지나치게 되면 업계 스스로 수익을 깎아 먹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 같은 위기 위식 때문인지 올해 대전시에서 실시한 버스 유류 공동 구매는 석유 공급사들의 참여가 부진하며 3회 유찰된 끝에 결국 수의계약형태로 공급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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