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하면 제2의 이인제 되는 꼴"..."이명박 측, 박근혜 측에 소홀한 건 사실"

한나라당이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지금 이 전 총재가 출마한다면 제2의 이인제가 되는 것”이라며 “열 번 찾아가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 출마하지 않도록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29일 저녁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출마설이 가시화되면 옛날에 이 전 총재를 모시던 사람들이 찾아가서 뜻을 전하고 도와달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총재가 이명박 후보의 노선이 정통보수노선이 아니라고 생각해 불만이 좀 있으실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 최대의 화두는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또한 재연될 조짐이 보이는 이명박-박근혜 불화설과 관련해 “이 후보 측이 좀 소홀했다고 본다”며 특히 “이재오 최고위원의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는 발언은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경선장에서 승복 결단을 해 주셨고 이후보 측의 측근이나 밑에 있는 사람들이 감정을 건드린다고 해서 욱하고 행동으로 나갈 분이 아니”라고 말했다. 

[ 인터뷰 내용]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에 대해 어떻게 보나?

97년과 2002년에 한나라당이 선거에 패한 원인은 이인제 씨의 탈당에 있었다. 말하자면 한국보수의 분열에 있었다. 지금 이회창 전 총재께서 출마하신다면 한국보수의 분열을 가져온다. 결과적으로 97년 이인제 씨의 역할을 이회창 전 총재께서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회창 전 총재는 출마하지 않으시리라고 본다.

- 일부에서는 '이명박-박근혜 대결 때 70이던 한나라당 파이가 50으로 떨어진 마당에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하면 다시 파이를 키울 수 있다, 단일화 이벤트 때 이명박 후보에게 양보할 시나리오도 있다, 다시 말해 이회창 전 총재가 자기희생을 포함한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분석하는데?

자기희생적 차원에서 출마하시는 건 이벤트 차원에선 좋은데, 일단 출마해서 등록해버리면 사퇴하기가 쉽지 않다. 이회창 전 총재께서 불만은 좀 있으실 것이다.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후보의 노선이 정통보수노선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 최대의 정치화두는 정권교체다. 우리가 이회창 전 총재를 열 번 찾아가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 출마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옳다.

- 한나라당이 이회창 전 총재를 찾아갈 생각은 없나?

출마설이 가시화되면 한나라당에서 찾아가야 할 것이다. 옛날에 이회창 전 총재를 모시던 사람들이 찾아가서 이회창 전 총재께 뜻을 전하고 도와달라고 해야 할 것이다.

- 박근혜 전 대표 측도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이명박 후보 측이 좀 소홀했다고 본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께서는 경선장에서 승복 결단을 해주셨고, 다소 불만에 있더라도 행동으로 나가실 분은 아니라고 본다. 박근혜 전 대표는 큰 정치인이다. 이명박 후보 측의 측근이나 밑에 있는 사람들이 감정을 건드린다고 해서 욱하고 행동하실 분은 아니다. 이명박 후보 측에서 자중자애해야 한다.

- 이재오 의원이 '이명박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다.

- 일부에선 '국감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건 한나라당이 실수한 것이다, 자충수다'라는 분석이 있는데?

성급하게 얘기한 것이다. 국감을 중단하겠다는 안상수 원내대표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국감이라는 건 정부의 일년 동안의 국정실패, 정책실패, 예산방만운영을 감사하는 건데, 국감에서 야당후보를 감사한다는 것이다. 원래 국감은 국회가 정부의 실정과 비전을 감사하는 것이라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명시돼있다. 그런데 대선이 있다보니 국감은 하지 않고 야당후보 감사만 하게 됐다. 그건 국정감사가 아니다. 야당후보를 감사하기 시작하니까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 감사다. 그러니까 그게 잘못됐다, 이건 국감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중단하려고 했는데 많은 의원들이 그렇게 해선 안 된다, 국감을 계속하자,고 해서 국감을 계속하기로 했다.

- 한나라당도 정동영 후보의 처남 주가조작 의혹이나 작은아버지와의 개인적인 불화를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한나라당은 국감만 하자고 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만 나오니까 우리도 안 할 수 있냐고 해서 불가피하게 맞대응하는 것이다.

- BBK 부분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BBK를 이용해서 주가조작 했느냐가 쟁점인데, 하나은행 문건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고 본다. 결국 주가조작에 이명박 후보가 관련됐느냐의 문제다. 그런데 김경준 씨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김경준 씨는 위조여권을 행사해서 미국을 드나들었던 사람이다. 김경준 씨의 동생이 암으로 99년에 죽었는데, 동생의 위조여권을 사용해서 미국을 드나들었다. 이게 주가조작 하던 시점이다. 이명박 후보와 같이 동업하다가 끝난 시점에 주가조작을 시작하는데, 그때 이명박 후보와는 다 청산이 된 시점이다. 김경준 씨는 위조여권을 가지고 미국을 드나들면서 20개 이상의 회사를 위장설립하고, 위장설립한 회사의 정관을 20여회 위조해서 조가조작을 한다. 그렇게 해서 380억을 벌어서 미국으로 간다. 그중 200억원을 스위스 비밀은행에 예치하고 나머지 180억을 갖고 있다가 미국경찰에 전부 압류 당했다. 그렇게 본다면 김경준이라는 사람의 주가조작 시점이 언제냐, 그 시점에 이명박 후보와 동업관계에 있었느냐,가 쟁점이다. 그런데 그건 전혀 논의되고 있지 않고, BBK가 주가조작 하는 데 이명박 후보가 관련됐느냐만 집중하고 있다. 동업관계가 끝난 시점에서 홀로 주가조작을 한 사건을 억지로 갖다붙이려다보니 이런 논쟁이 붙는 것이다.

-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하나은행은 BBK가 아니라 LKe뱅크를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주장하는데?

BBK라는 회사는 LKe뱅크가 생기기 전 99년에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로 이미 있었던 회사다. 김경준 씨의 단독 회사다. 그 뒤 2000년 당시에 이명박 후보가 정치에서 쉬고 있었는데, 그분은 일을 안 하면 못 사는 사람이라 LKe뱅크라고 해서 김경준 씨와 30억씩 내서 동업을 한다. LKe뱅크는 인터넷상의 은행이라 당시로서는 새로운 접근방법이었다. 새로운 사업을 하다가 가만히 보니까 김경준이라는 사람이 문제가 있다 싶어서 정리를 한다. 회사를 정리하고 난 뒤에 BBK가 주가조작을 시작한다. 정리하던 그 시점 전에 LKe뱅크와 동업할 때 투자를 받으면서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나오는데, 그게 딱 끝나면서 이명박 후보는 LKe뱅크만 설립하고 BBK는 그 이전에 있었던 회사다.

- 2000년에 이명박 후보가 모 언론과 인터뷰할 때 'BBK를 자신이 설립한 회사'라고 말했는데?

BBK는 이명박 후보가 LKe뱅크 설립 이전에 페이퍼컴퍼니로 이미 투자회사를 만들어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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