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합의가 지연된 것이 왜 북한 책임인가!..'미국, BDA 송금문제 해결하라'

(이지폴뉴스=한경숙기자)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는 4일 제 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된 것에 대해 이미 이번 사태는 회담 시작 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쌀 차관 문제를 2.13합의와 연계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장관급회담 내내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고, 북한 역시 "쌀 차관 문제 해결 없이 이산상봉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남북은 이미 지난 4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3차 회의에서 40만 톤을 5월 말부터 제공하기로 합의한 바 있고, 결국 이번 장관급회담은 "남측의 약속불이행"으로 결렬되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1년 전인 19차 장관급회담에서도 쌀 지원 문제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언급하고 "정부는 이번에도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이번 장관급회담에서 남북열차시범운행 정례화 방안을 논의하기는커녕 기존에 진행하고 있었던 이산가족 상봉마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렸으며, 게다가 공동보도문에는 차기 장관급회담이 언제, 어디서 열린다는 언급조차 없다.

민주노동당은 "같은 동족끼리 마치 "먹을 것을 줄 테니 시키는 대로 하라'는 식의 태도에는 뿌리 깊은 남한우월주의가 숨겨져 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며 "실제로 한치 앞만 내다보는 이런 태도는 결과적으로도 수십 년의 남북관계사에서 장애만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노동당은 "2.13합의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북한의 책임이 아니라 송금 문제를 해결해주기로 해놓고 100일이 지나도록 "이번 주 안에 해결 하겠다"며 "양치기 소년" 노릇을 하고 있는 미국에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여러 차례 미국이 송금 문제를 해결하면 곧바로 영변핵시설 폐쇄조치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정부는 더 이상 미국과 한나라당의 눈치를 보며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것이 아니라 즉각, 약속한 쌀 차원을 북한에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남북열차운행을 비롯한 남북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하며, 대사관 등을 통해 압력을 넣어 쌀 차관 제공을 뒤에서 끈질기게 방해했던 미국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노동당은 "또다시 남북관계를 망치고 수많은 이산가족들의 눈물을 흘리게 한 미국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미국의 행보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며 "미국이 지금 당장 신경 써야 할 것은 BDA송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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